대법원은 2026년 10월 1일 선고한 2024도19179 사건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그 부분 의료행위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다뤘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자격이 없으며,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의료기관 대표자가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마치 의료인이 적법하게 의료행위를 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헌법은 국민 보건에 관한 국가적 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보험급여를 실시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법인으로서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만을 요양기관으로 인정하고, 이들 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영리를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가중처벌된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의 입법 목적과 의료법의 규율 취지를 종합해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려면 의료행위가 의료법에 따른 적법한 의료행위여야 한다고 봤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도 요양급여비용 지급 자격이 없으며, 이를 숨기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으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대표자가 이를 알고도 용인했다면 사기죄의 고의도 인정된다. 구체적으로 피고인은 의료인으로서 주된 의료행위를 했고, 비의료인인 갑이 수술의 주요 부분을 시술하는 진료보조행위를 했음에도 단독으로 수술을 시행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아 사기죄로 기소됐다.
원심은 고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의료인이 아닌 자와 함께 의료행위를 한 이상 요양급여비용 지급 자격이 없고, 이를 숨기고 청구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비의료인 갑은 수술에만 가담했으므로 입원비, 약제비 등 다른 요양급여에 대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이 규정하는 의료행위의 적법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한 부정수급을 엄단함으로써 국민 건강 보호와 보험재정 건전성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