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구속된 뒤 항소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치소 접견은 사실상 유일한 소통 통로다. 그러나 접견 시간에 제약이 있는 만큼, 정해진 시간을 상황 설명에만 쓰다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조계에서는 접견 전 준비만 잘해도 쟁점과 변론 전략을 훨씬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감형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구속 피고인과 가족이 변호사 접견 전 챙겨야 할 사항을 살펴보자.

◆ 접견 신청 전 사건 기본정보 전달

접견을 신청하려면 사건검색을 위한 기본정보가 먼저 필요하다. 변호사에게 최소한 법원명과 사건번호, 피고인 성명 세 가지는 전달해야 한다. 이 정보로 사건을 조회하면 항소이유서 제출기한과 담당 재판부, 1심 진행 경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첫 접견에서 상황 설명에 시간을 쓰지 않고 곧바로 본론에 들어갈 수 있다.

◆ 1심 기록 인계

변호사가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1심 판결문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항소심에서 무죄 주장을 유지할지, 선처를 구하는 방향으로 갈지를 정하려면 기록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증인신문조서와 변호인의견서 등 기록을 접견 예정 변호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기록은 1심 변호사 사무실에 인계를 요청하는 방식이 가장 빠르다.

◆ 피고인이 미리 정리해 둘 내용

접견 전 종이에 짧게라도 정리해 두면 상담이 한결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핵심 쟁점 ▲1심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증거와 진술 ▲억울하다고 보는 지점이 사실관계인지 법리인지 양형인지 ▲무죄, 일부 무죄, 감형, 집행유예 등 목표가 무엇인지 네 가지다. 전과나 합의 실패처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까지 함께 적어 두면 상담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 가족·지인의 역할 분담

가족과 지인은 자료를 모으고 외부와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 ▲1심 변호인 등으로부터 기록을 넘겨받는 일 ▲연락 창구를 한 사람으로 정하는 일 ▲탄원서 작성 ▲재직증명서와 소득자료, 부양가족 관련 서류, 진료기록 등 양형자료 준비가 핵심이다. 여러 사람이 각자 움직이면 일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역할을 나눠 두는 것이 좋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만큼은 가족이나 지인이 직접 나서지 말고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접견에서 확인할 사항

실제 접견에서는 ▲변론 방향 ▲항소 이유의 우선순위(사실·법리·양형) ▲추가 증거와 증인 신청 가능성 ▲합의 전략 ▲보석 등 석방 가능성 ▲항소이유서 제출과 기일 등 향후 일정 ▲비용과 업무 범위, 가족 창구를 포함한 소통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항소심 변호사는 말보다 기록을 바탕으로 구체적이 대응 방향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항소심 사건 경험과 실제로 1심 판결을 뒤집은 사례가 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