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피고인과 가족에게 보석은 가장 절실한 문제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형사재판 실무에서 보석이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석 신청이 사건에 따라서는 오히려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보석에 관대한 편이었다.
과거에는 피고인이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을 기회를 폭넓게 주는 경향이 있었다. 선고기일을 며칠 앞두고도 보석을 허가해 하루라도 빨리 석방되도록 하는 결정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사례가 체감상 줄어들고 있다.
현재 실무에서 보석이 비교적 잘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대체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거나 피해액을 상당 부분 변제한 사건으로 좁혀지는 추세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거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졌을 때, 재판부가 구속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집행유예와 실형 사이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보석 신청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용히 반성하는 태도를 유지하며 미결구금일수를 쌓는 것이 양형에 도움이 되는 유형의 사건에서는, 보석 신청 자체가 재판부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피해자와 합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을 면하려는 태도가 진정한 반성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섣부른 보석 신청이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쳐 양형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보석은 누구나 신청하고 싶어지는 제도지만 모든 사건에 공통적으로 유리한 수단은 아니다. 결국 사건의 성격과 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상황, 예상 형량, 재판부의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보석 신청의 실익과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