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6도9242 사건에서 제1심에서 불구속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했음에도 원심 법원이 이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심리를 진행해 판결을 선고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피고인이 빈곤 등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 국선변호인 선정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지체 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법원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기록상 가정 형편 등으로 사선변호인 선임이 어렵다는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 피고인은 양육비 미지급에 따른 감치명령 결정을 받고도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기소되었고, 제1심에서 징역 3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항소하면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했으나 소명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원심은 이 청구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변호인 없이 심리를 진행한 후 항소를 기각하고 판결 선고 직후 피고인을 구속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국선변호인 선정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판단했다. 설령 빈곤 사유 소명이 부족해도 피고인의 교육 정도, 가족관계, 공소사실 내용, 제1심 형량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국선변호인 선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원심이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대해 아무런 결정 없이 심리를 진행한 것은 형사소송법령 위반으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을 초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국선변호인 선정 절차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법원은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