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범죄의 성립 요건인 '지속성·반복성'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두 차례의 행위 사이에 두 달 이상의 간격이 있다면 이를 일련의 반복 행위로 묶기 어렵다는 취지로, 그동안 사건마다 판단이 엇갈렸던 실무에 기준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6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상고심(2026도2108)에서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피고인의 행위는 두 가지였다. 피고인은 2024년 3월 31일 오후 3시 43분부터 52분까지 약 10분간 피해자의 차량을 뒤따랐고, 이어 같은 해 6월 11일 오후 2시 33분부터 38분까지 피해자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원심은 이를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의 결론은 달랐다.
두 행위 사이에 두 달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데다 장소적 연관성이나 범의의 단일성·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려면 스토킹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두 요건의 의미를 정리했다. '지속적'이란 1회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돼 그 자체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줄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반복적'의 경우 행위가 2회 이상 이뤄졌더라도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계속성이 인정돼 전체적으로 일련의 반복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의 실무적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지속·반복성을 다투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명확한 판례가 없어 사건마다 판단이 들쑥날쑥한 면이 있었다.
단순히 행위 횟수만 셀 것이 아니라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계속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사건처럼 두 달 이상의 공백이 있는 경우 반복성 인정이 쉽지 않다는 점은 방어 논리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