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6년 9월 23일 선고한 2024다304077 사건에서 도산절차에서 면책된 채권으로도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쌍무계약에서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을 경우, 도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않는 한 자기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는 파산채권, 회생채권, 개인회생채권 모두에 적용된다.
대법원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와 제625조에 규정된 면책이 채무 이행 강제 불능과 소 제기 권능 상실을 의미하지만 채무 자체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도산절차에서 면책된 채무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대지권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경매절차를 통해 매수한 원고들이 분양자의 지위를 가진 피고들을 상대로 대지지분 이전등기청구를 제기한 사안이다.
피고들은 수분양자들의 분양잔금채권으로 동시이행항변권을 주장했으나, 원고들은 분양잔금채무가 파산 또는 개인회생 절차에서 면책되었으므로 동시이행항변권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원심은 면책되었더라도 동시이행항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도산절차에서 면책된 채권이라도 쌍무계약 관계에서는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여 계약 당사자 간 권리·의무 관계의 안정성을 높였다.
향후 유사 사건에서 법적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